무신론, 극단적인.
어느 쪽이든, 양 극단을 차지하는 주장의 논거는 편협해지기 마련인 것 같다.
'주장'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긁어 모은 논거들은 공허하기까지 하다 (나에게는;)
그것은 '신이 없다' 주장하는 리처드 도킨스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유일신 하나님은 존재한다' 주장하는 C.S 루이스 선생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 이외의 다른 경우"는 생각하지 않으려는 듯 보여진다.
C.S. 루이스 선생의 <순전한 기독교>에서는 '유신론'에 대하여 정중하게, 딱 거기까지만 도달하려는 느낌이 강했고 (비록 편협한 부분이 많았으나) 나름 '하나님은 존재한다'는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기발하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결국, "오호라~ ... 응?" 이렇게 끝나버린 것 같기는 하지만 @_@;) 반면 리처드 도킨스는 '무신론'에 이르는데 '유신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게으른, 과학을 모르는, 뭐라도 알려고 하지 않는 멍청한' 사람 취급하고, 비하하는 "논거"들을 거의 500페이지에 달하는 글로 빼곡히 적어놓앗다. 읽으면서 저자라는 작자가 '가벼워'도 보였고, '미숙'하게도 느껴졌으나, 어찌됐든 이 사람은 명석하고 똑똑하고 언제나 잘 나갔던 사람이어서 (저자 본인이 스스로 느끼기에;;) 이리도 당당하게 글을 썼나보다.
물론, 내가 예수를 믿는 사람이어서, 똑같이 편협한 논거들의 나열에서 전자는 '기발함'으로, 후자는 '건방지고 신중하지 못함'으로 느껴졌을 것이고, 신을 믿는 입장에서 "신이 없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보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게으르고 비겁한 무지한 것"으로 비춰져야 하는 상황이 불쾌하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양극의 주장에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에서 무게중심이 살짝 유신론으로 치우친 사람이라 '불가지론자' '비겁한 자'로 비춰진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9차원에게는 정 가운데, 흑과 백의 중간지대, 회색이 가장 안전한 곳이다. 종교란 것, 신학이란 것 자체가 사람에 의해 다루어지는지라 그 안에서도 아웅다웅 말도 많고 탈도 많지 않은가.. (아우 졸려;;;;;)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없다, 이리 논거를 붙이고 저리 논증을 해보아도 결론이 날 일은 아닐진데, 나는 굳이 그런데다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다, 그렇게 해야만 하는 'nature'를 타고 난 사람들의 몫일 것이고, 나는 그냥 나중에 하늘나라에 가면 .. 그때 알게되면 알고, 아님 말고. 그러련다.;
미안해요, 저자 양반.. 나도 과학하는 사람이지만, 게을러서 비겁해서 아둔하고 미련해서 신이 있다 믿고 있소, 당신의 편협한 논거로 내가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짜증이 날 뻔 하였다오. 그리고, 몇 몇 과학하는 사람들과 당신의 편협함, '주장하기 위해 찾아낸 논거들'에 대해 맘에 들지 않는다 반갑게도 공감하며 깊이(?) 이야기를 나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