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우월주의, 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남을 짓밟아서라도, 공격하고 싸워 쟁취하는.. 적어도 내가 아는 사회는 그렇게 살벌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게 살아야 성공적인 삶을 사는게 아닌데... 읽으면서 내내 의아하다는 표정(응? 이런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그렇게 읽어나갔다, 저자는 혹시 '지능적인 힐러리의 안티'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그러나 '책을 마치며' 부분을 읽어보니, 힐러리의 장점만을 다루는데 집중했다는 것을 보고 어느 정도는 이해를 했다. 성급한 논리의 비약이지 않나 싶은 내용들도 많았지만, 나름 의지를 북돋아(?)주는 책이었다.
아무래도, 자서전을 따로 읽어둬야 할 것 같다. 이번 방학, 그리고 다음 학기엔 "자서전 학기"로 지정하고 여러 사람의 자서전들만 모아모아 읽어볼까 한다.
책 속에서.
어린 힐러리는 아버지의 의견을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였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잃어버렸다. ... 그동안 자신의 세계를 지배해왔던 두 임금, 휴 로댐(父)과 도로시 하웰(母)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힐러리 자신이 앉는 일이었다. 한 가지 배울 점이다. 부모로부터의 정신적 독립. 얼마나 많는 순간, 부모님이 내 행동에 제약이 되었던가.. '이렇게 하면 부모님이 실망하시겠지, 저렇게 하면 부모님이 좋아하실까?' 어렸을 땐, 공부하는 목적이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였다. 엄마를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공부를 하고, 피아노를 연습하고, 바이올린을 연습하고... 원치 않는 발표도 열심히 하고 그랬다(나는 많은 사람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모든 종류의 행동을 두려워한다, 노래든 발표든 자기주장이든.)... 사랑은 언제나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라서, 내가 1등하지 않으면 왠지 부모님의 사랑이 딱 멈출 것 같은 두려움도 있기도 했다, 아무도 나에게 뭐라한적 없는데, 난 나혼자서 항상 이런저런 걱정거리를 티안나게 달고 살았었다. 지금은 예전보다는 (당연히) 오래 살았었고, 적어도 부모님과 예수님에 한해서는 사랑이란게 무조건적인 것임을 알게되어 그리 치열하게 사는 편은 아니다. 좀 부족해도, 난 사랑받으니깐~ 이러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라. 그동안 선택해온 것들 중에 온전히 자신의 의지로 한 것이 얼마나 되는지를 말이다. 헤어스타일이나 옷 입는 법 같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학교, 남자 친구, 직장처럼 중대한 것들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영향력을 전적으로 부정하고 오직 자신의 마음에 따랐던 적이 볓 번이나 되는가? ... 힐러리가 겨부했던 것은 현실의 아버지가 아니라 내면의 아버지였다.내면의 아버지는 고속도로 위의 경찰관처럼 힐러리의 속도를 제한하고, 딸이 차선을 넘으려고 할 때마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달려와 벌금을 물렸으며, 딸이 자신의 인생이 아니라 기성세대의 연장선상에서 살게끔 유도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 이런 존재는 아버지가 아닐 수도 있다. 엄마나 언니일 수도 있ㄱ, 선생님이나 교수님일 수도 있고, 오빠나 남자 친구일 수도 있다. 직접적, 간접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살지 못하게끔 지속적으로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든 존재가 힐러리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힐러리처럼 살기를 바란다. '아버지'로 대표되는 그 모든 존재들로부터 물리적으로는 벗어날 수 없을지라도 정신적으로는 완전하게 벗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