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ㅇㅇ문학상 수상작, 수상작가가 쓴 ㅁㅁ'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핸드폰 메모장에 남겨진,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to-read list중, 너무나 부담스러운 2권짜리 경제학서적 (-ㅅ-; 이런걸 나에게 추천한 그분은..그래, 뭐..날 잘 모르시니까;;) 근처에 있던 <나를 위해 웃다>. 쓰윽, 보니 젊은작가인데다 내가 별로라하는 어디수상작가였지만, 달리 더 고민할 시간이 없었기에 그냥 읽기 시작했다.
쉽게 읽히면서, 마음에도 와닿는. 생각했던 것 보단 매우 맘에드는 책이었기에, 수상작이라는 <달의바다>까지 읽게되었다. 어쨌거나..
책 속에서...
"터널 속을 걷는 거야. ... 나는 어려서부터 줄곧, 한 방향으로만 나 있는 터널 속을 걷고 있어. 그 길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어. 희미한 빛과, 그 끝에서 들리는 음악만 있을 뿐이지. ... 언젠가 나도 끝에 가 닿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걷는 거야. 다른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보통의 즐거움, 보통의 안식, 보통의 삶을 포기하고서. ... 그런데 어느 날 깨닫게 돼. 나는 절대로 그 빛에 가 닿을 수 없다는 걸. 그것은 내 노력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처음부터 결정되는 거야. 결국 나는...... 그 터널의 어둠 속 어디쯤에서 끝나고 말 거야. ... 그렇다면 나는 이제라도 그 터널에서 돌아나와야 하는 걸까."
"옛날에...... 아버지가 목말을 태워젔던 적이 있거든? 진짜 신기했어. 떨어질 것 같은데 절대 안 떨어져.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아버지가 나를 붙잡고 있으니까."
"만약에 내가 농장을 가질 수 있다면...... ... 그곳에서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첼로 소리가 들릴 거야. 아침이면 새들이, 저녁이면 물고기들이 그 소리를 듣고 모여들거야. 모든 사람들이 물처럼 흐르는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거야. 사람들은 문득 눈물을 흘리고, 거기서도 음악이 흘러나오는 걸 깨닫게 될 거야. 그래서 더이상 슬퍼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될 거야. ... 밤이 깊도록 음악은 멈추지 않을 거야. 그리고 누구도 그곳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을 거야."
동생은 언제나 홀로 책을 읽었다. 그것이 그에게는 가장 평화로운 것이었으므로, 누구도 그를 방해하지 않았다.
나는 할머니의 버릇처럼 손으로 가슴을 슥슥 문질렀다. 다 하지 못한 노래가 그 안에서 팽이처럼 뱅뱅 돌아다녔다.
평안하고 유쾌해 보였지만, 그들 모두 자신이 한순간에 무너져 조각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무기력한 선량함이 그들의 창백한 얼굴 위에 드리워져 있었다. 그게 진짜 외로움이죠. 언젠가 원장 할아버지는 요양원 환자들의 가족 앞에서 말했다. 분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존재가 한없이 가늘어지는 것 말입니다.
그냥, 눈이 오래 머물렀던 문장들, 마음에 남았던 문장들...
그러고 보니, '젊은작가'라고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다. 나도 나이를 먹고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