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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31018 몽생미셸 생말로

Grumpy_Manja 2014. 1. 17. 01:24

몽생미셸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어머 나 잠들었었어?'의 충격과 공포 속 아침을 맞이. 약간은 쌀쌀한 날씨에 따수운 셔틀버스 대신 바람이 씽씽 부는 마차를 타기로 결정. 멀리서 몽생미셸 수도원을 바라보며 20여분을 터덜터덜 걷는 말의 도움으로 수도원 도착. 전 날 구경하지 못했던 가게들도 구경하고, 몽생미셸 기념품 점에서 과자도 사고, 선물할 묵주도 고르고 바쁘게 오전 시간을 보냈다.





참새가 날아드는 한 카페/음식점에서 크레페와 샐러드를 시켜놓고 근처에 있는 우체국을 이용해 편지를 부칠 겸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써보았다. 하나는 교수님께 (도착했다는 연락을 못받았으니, 심지어 만나뵈었을 때도 따로 언급이 없으셨던 것로 보아 /나도 까먹고 있었기도 했고/ 아마도 도착을 못한듯ㅋㅋㅋ), 또 하나는 친구님께 (도착한 것을 확인했음) 엽서를 보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낯선 여행지에서, 좋은 것을 보고 '함께 하고프다'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그리고 그 말을 전할 수 있는 가까운 지인이 있다는 것은 참 행운이다 싶다. 돌이켜보면, 개인주의 포텐 쩌는, '혼자서도 잘해요'스러운 뇨자였는데, 살아지다보니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기도 하고, 배려할 줄도 알고, 손해볼 줄도 알고, 그냥 사람들과 어울리는게 좋은 그런뇨자가 되어있더라. 예전과 비교했을 때 참으로 놀라운 변화이면서도, 나름 마음에 드는 변화다.



몽생미셸에서의 여행일정을 모두 마치고, 생 말로로 가기 위해 Rennes행 버스에 탑승했다. 오전에 출발하는 버스에서는 전날 불쾌하게 만들었던 버스기사아줌이 운전 중이었는데, 오후가 되니 다른 직원이었다. 슬쩍 물어보니, 몽생미셸로 오는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는 총 두명이고, 문제가 됐던 여자운전사는 여기저기서 컴플레인을 듣는 사람이고, 어제 우리가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니 충분히 그럴만한 사람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같은 직원인데 편들어줄 법도 하고,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을거라고 할 법도 한데, 참 신기했다. 동료를 커버해주지 않음ㅋ).

아무튼, Rennes 역에 가서, 버스터미널 총 책임자를 만나 사과도 받고, 아주 복잡한 절차를 거쳐 환불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뒤 (지인의 프랑스 통장으로 입금시켜주기로 했는데, 사실 큰 돈은 아니어서 지금에서야 생각이 났지만 받았거나 말았거나 상관은 없다) 생말로행 TGV에 탑승.


전날 버스비용으로 실랑이하고, 전화통화하고, 흥분하느라 미처 몰랐던, 망막에 발라보지도 못한 아름다운 퐁경들. 돌아오는 길에는 실컷 감상했다.


수도원에서 산 계란과자. 그다지 맛이 있지는 않았지만, 유명하대서 한 번 사보았고, TGV안에서 허기질 때 유용한 간식거리였다.


생말로에 도착! 호텔 오세아니아 라는 곳. 이곳 역시 파리에 유학 중인 지인이 전화와 이메일로 예약을 해주었다. 역시나 엄마생신드립을 이용했고, 여기서는 샴페인을 서비스로 제공받았다 ㅋㅋㅋ 역에서 나와 바로 택시를 타서 호텔에 도착했고, 친절한 환대를 받으며 방에 들어왔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탁 트인 전망! 아름다운 바다를 보자, 어쩐지 마음 한 켠이 쓸쓸해지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사람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아빠도 생각이 났고. 정말 다시, 꼭 다시 가고 싶은 곳 중 하나이다.




생 말로의 야경. 마트 구경도 할 겸, 지리도 미리 파악해 볼 겸 저녁식사 후 잠깐 외출했다. 워낙 노인엄마 겁이 많으셔서 '밝은 대로변' 주변만 얼쩡거렸을 뿐이지만...


호텔에 돌아와 '엄마생신드립'으로 받은 샴페인 두 잔 이용권을 사용하기 위해 호텔 내에 있는 바에 들렀다. 직원들은 친절했고,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는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 했다. 역시나 술이 조금 들어가니 진지한 대화들도 오고갔으나, 결국 마음 속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가족/지인이 있다는 것 또한 축복이리라. 그렇게 하루 일정을 마치고, 월풀 욕조에서 ㄷ ㄷ ㄷ ㄷ ㄷ 거리며 셋이서 연이어 목욕을 한 뒤, 노인엄마는 잠드시고, 언니와 나는 당시 (나에게) 핫하던 드라마 '결혼의여신'을 보다, 발코니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도 하다가 잠들었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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