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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43)
<내가 읽고 또 읽은 너의 몸> 이선영

너의 몸은 단 하나가 아니다 너의 몸이 네 마음 갈래처럼 여러 줄기라 해도 나는 내 두 눈에 네 몸을 다 주워담는다 너의 몸을 이뤄낸 가느다란 뼈 하나까지도 그러나 문득 보일 듯 말 듯 내 눈이 놓친 네 몸 깊은 곳 아주 작고 검은 점들을 보게 된다, 네 오래 간직한 상처 내가 아직 읽지 못했고, 끝내 다 읽을 수도 없을 너는 두꺼운 한 권의 비밀! 나의 눈 바깥에 있는 또다른 너 너의 시작이 그랬듯이 뿔뿔이 흩어질 것만 같은 네 몸에 내 두 눈을 온통 쏠리게 하는 때로 네 몸 하나가 내 두 눈의 천체天體가 된다.

독서 2010. 4. 6. 14:43
<사랑법 첫째> 고정희

그대 향한 내 기대 높으면 높을수록 그 기대보다 더 큰 돌덩이를 매달아 놓습니다. 부질없는 내 기대 높이가 그대보다 높아서는 아니 되겠기에 내 기대를 높이가 자라는 쪽으로 커다란 돌멩이를 메달아 놓습니다. 그대를 기대와 바꾸지 않기 위해서 기대 따라 행여 그대 잃지않기 위해서 내 외롬 짓무른 밤일수록 제 설움 넘치는 밤일수록 크고 무거운 돌덩이 하나 가슴 한복판에 매달아 놓습니다.

독서 2010. 4. 6. 14:36
<걸음을 멈추고> 나희덕

그 나무를 오늘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습니다 어제의 내가 삭정이 끝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아 이십 년 후에 내가 그루터기에 앉아 있는 것 같아 한쪽이 베어져나간 나무 앞에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덩굴손이 자라고 있는 것인지요 내가 아니면서 나의 일부인, 내 의지와는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자라나 나를 온통 휘감았던 덩굴손에게 낫을 대던 날, 그해 여름이 떠올랐습니다 당신을 용서한 것은 나를 용서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릅니다 덩굴자락에 휘감긴 한쪽 가지를 쳐내고도 살아있는 저 나무를 보세요 무엇이든 쳐내지 않고서는 살 수 없었던 그해 여름, 그러나 이렇게 걸음을 멈추는 것은 잘려나간 가지가 아파오기 때문일까요 사라진 가지에 순간 꽃이 피어나기 때문일까요 상처가 꽃이 되는 순..

독서 2010. 4. 6. 14:33
<사막> 오르탕스 블루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나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독서 2010. 4. 6. 04:39
<단풍> 이선영

나는 더 이상 푸르러지지 못하리라 내 몸 속에선 잎들이 와글와글 끓어오른다 남는 것은 갈수록 되레 진해지는 분노라서 짙어지는 상처라서 참지 못하겠다고 잎들이 내 살갗을 뚫고 숭숭 돋아나온다 붉어진, 붉은 이파리들 잔뜩 내뱉은 이 나무가 안에서는 폐허를 만들고 있는 이 나무가 바로 단풍丹楓, 나무다 나의 말은 더 이상 푸르지 못하리라 내가 말을 꺼내면 나의 입 속에선 붉은 잎들이 튀어나오리라 해가 쌓여서 내 안엔 붉은 응어리가 졌다

독서 2010. 4. 6. 04:30
<상처에 대하여> 복효근

오래 전에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 썩어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괸다. 오래 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전미정 (예담, 2009년) 상세보기 책 속에서 살아오면서 나를 넘어지게 했던 상처들이 이제는 스스로를 일으키고, 넘어진 이웃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게 하는 힘이 되어 주었다. 꼴찌이기에 겪어야 했던 상처를 내 것이 아니라고 치부한다면 상처는 썩어서..

독서 2010. 4. 6. 04:25
<야누스의 나무들> 이경임

몸의 반쪽은 봄을 살고 몸의 반쪽은 겨울을 산다 꿈의 반쪽은 하늘에 걸어두고 꿈의 반쪽을 땅속에 묻어둔다 마음의 반쪽은 광장이고 마음의 반쪽은 밀실이다 생각의 반쪽은꽃을 피우고 생각의 반쪽은 잎새들을 지운다 집의 반쪽은 감옥이고 집의 반쪽은 둥지이다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전미정 (예담, 2009년) 상세보기 책 속에서 모든 사람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동시에 지니게 마련이다. ... 그렇기에 한 대상이 지닌 양면성을 통합하지 못하고 한쪽만을 전체로 확장시키면 좋아하는 사람과는 과도한 기대치 때문에 관계가 껄끄러워지고, 싫어하는 사람과는 작은 일로도 충돌을 일으키게 된다. 한 대상에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통합하여 볼 줄 아는 사람이 건강하다. 우리는 누군가의 명암을 동시에 볼..

독서 2010. 4. 4. 15:17
<햇살에게> 정호승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전미정 (예담, 2009년) 상세보기 책 속에서 사람은 누구나 특별하며, 누구나 누구에게는 특별하기에, 그리고 그 모든 관계가 특별하기에. 이제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먼지에 불과한 나를 사랑해 주었다고 생각하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그들이 햇살이 되어 내삶을 찬란하게 비춰주었다니 감사할 뿐이다.

독서 2010. 4. 4. 15:09
<소> 김기택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 나오도록 울어보지만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수천만 년 말을 가두어 두고 그저 끔벅거리고만 있는 오,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이여.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 소는 여러 번 씹었던 풀줄기를 배에서 꺼내어 다시 씹어 짓이기고 삼켰다간 또 꺼내어 짓이긴다.

독서 2010. 4. 4. 15:01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대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전미정 (예담, 2009년) 상세보기 책 속에서 한 사람이 내게로 올 때, 그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우른 그의 일생과 함께 오는 것이며, 상처입은 그의 마음과 함께 오는 것이다. 누군가 부드러운 바람이 되어 부서진 마음의 갈피갈피를 더듬어 주면 굳었던 마음이 스르르 풀리고, 차갑던 마음에도 온기가 피어나게 된다. 환대는 존재 자체를 푸짐하게 안아..

독서 2010. 4. 4.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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