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고 또 읽은 너의 몸> 이선영
너의 몸은 단 하나가 아니다 너의 몸이 네 마음 갈래처럼 여러 줄기라 해도 나는 내 두 눈에 네 몸을 다 주워담는다 너의 몸을 이뤄낸 가느다란 뼈 하나까지도 그러나 문득 보일 듯 말 듯 내 눈이 놓친 네 몸 깊은 곳 아주 작고 검은 점들을 보게 된다, 네 오래 간직한 상처 내가 아직 읽지 못했고, 끝내 다 읽을 수도 없을 너는 두꺼운 한 권의 비밀! 나의 눈 바깥에 있는 또다른 너 너의 시작이 그랬듯이 뿔뿔이 흩어질 것만 같은 네 몸에 내 두 눈을 온통 쏠리게 하는 때로 네 몸 하나가 내 두 눈의 천체天體가 된다.
독서
2010. 4. 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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