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 팀 버튼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팀 버튼 (새터, 1999년) 상세보기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재미있어서도 아니고, 그저 짤막짤막했기 때문.
팀 버튼이 불우한 유년시절을 겪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어쩌면 그게 맞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 정신분석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팀 버튼 아저씨를 분석하고 싶어질까? 이 아저씨에겐 심리상담과 치료가 필요할까? 그냥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뭔가 말이 안되는 것들도 있고, 썰렁하게 끝나는 내용들도 있고 (응? 이러면서 끝나는;;), 잔인한 듯한 이야기도 있다. 책을 다 읽고 뒤를 보니 영어로도 적혀있다, 그리고 나름 rhyme이 맞는 시(poem)인 듯 했다.

내 마음이 오래 머물렀던 내용이다.

부두소녀 (Voodoo Girl)

그녀의 피부는 하얀 천.
조각조각이 꿰매어져 있었고,
갖가지 색의 핀들이
가슴에 꽂혀 있었습니다.

그녀의 아름다운 눈에는
마법의 힘이 있어,
그 눈으로
사내들에게 최면을 걸었습니다.

그녀에게 깊이 매료된 수많은 좀비(zombi)들.
그 중에는 프랑스에서 온
좀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알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풀 수 없는 저주를 받고 있는 자신을.
누군가가 너무 가까이
그녀에게 다가서면

핀들이 더욱 깊숙이 박혀온다는 사실을.

나를 향해 놓여있는 비수들, 이미 꽂혀있는 비수들, 스스로 꽂아놓은 비수들
타인에게 다가갔다, 깊이 찔려 아팠던 기억하나 부여잡고
"가드 올려" 다시는 다가가지 않겠노라 다짐했던 과거. 어쩌면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