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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로라 여행 옐로나이프, 캐나다

Grumpy_Manja 2013. 2. 3. 00:56

 

*오로라빌리지, 옐로나이프, 캐나다


2013.1.20~2013.1.25 4박6일 간의 오로라 여행을 다녀왔다.


1년동안 인턴으로 참 열심히 살았다.

새로 구매한 천문력 사진들도 오로라로 모든 상황이 나로 하여금 오로라를 보러 가라는 것 같은 마음, 멀리멀리 나를 위한 여행을 떠나고 싶던 마음과, 행복했지만 고생했던 지난 일 년의 나를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 삼박자가 맞아 떨어(?)져 한 달치 월급을 초월하는 비용을 들여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휴가지를 결정했다.


1. 항공


짝턴이 부족해 매일 당직이던 12월. 소아응급실 밤 당직을 서면서 환자가 없는 새벽시간에 캐나다로 전화도 해보고, 이메일도 보내았지만 크리스마스 시즌, 연초 엄청난 관광객들로 인해 답장이 지연되어 결국은 여행사 패키지로 다녀왔지만, 나름의 준비했던 바를 기록하고자 한다.


결국 항공권 때문에 여행사를 이용하게 되었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굳이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서라도 항공권을 예매할 수는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당연하지!!! 하지만 난, 아마도 게으른 탓이겠지만 친구가 알아봐서 구매하는게 아닌 이상 언제나 여행사를 통해 여행다녔던 것 같다;;; #반성)


에어캐나다로내가 여행한 경로는 인천->밴쿠버->캘거리->옐로나이프 였고, 대기시간까지 얼추 20시간 거렸던 것 같다. 2011년 뉴욕 컬럼비아대학병원으로 임상실습 가던 때에도 장시간 비행이 얼마나 피곤한지 뼈져리게 느꼈었고, 다음에 이런 장거리 비행할 일이 있으면 이것저것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던건, 밴쿠버로 떠나는 비행기에 탑승하고서야 기억이 났고, 역시나 힘든 비행을 하고 말았다.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캘거리공항 Chili's라는 곳에서 빛의 속도르 먹을것을 향하는 손놀림

 

 

*옐로나이프공항에 착륙해 비행기에서 내리면 영하30도의 칼바람이 여행객을 맞는다. "얼어죽겠구나" 걱정이 되던 순간

 

 

*옐로나이프공항의 유명한(?) 북극곰 조형물


2. 숙박


내가 패키지로 가겠다고 결정하기 전 알아본 바로는 옐로나이프인(Yellowknife Inn)이란 곳에서의 패키지 상품이 가장 무난해 보였다. 도중에 여행사 패키지에 모든걸 맞기기로 결정하여 더 이상 추가로 알아본 것은 없지만, 오로라빌리지(Aurora village)에 전화했을 때 안내해 준 숙소이기도 하고, 셔틀도 운행하고 한다 하여 만약 자유여행이었다면 이것으로 고르지 않았을까 싶다.


덧. 국제운전면허증이 있고, 영어가 좀 되면서, 영하30도의 날씨에도 차를 렌트할 용기가 있다면, 오로라빌리지 홈페이지에 소개된 셔틀이 운행되는 숙소 외에도 다른 모텔들이 있기에 (당장 기억나는 건 택시로 10분정도 되는 거리의 "Super8" 모텔이다) "셔틀의 틀에 박힌 이동시간"이 마음에 맞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면, 굳이 렌트를 하려면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 그러나, 굳이... 어디서든 택시 불러달라고 하면 불러주고, 또 금방 오더라.


내가 머문 곳은 익스플로러호텔(Explorer Hotel). 그 지역에서 나름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호텔이고, 셔틀 일정 상 가장 늦게 출발해서 가장 일찍 도착하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귀국하는 날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지만, 새벽에는 무료로 빵, 커피 정도 로비에서 제공하는 듯... 비행기 시간 때문에 할 수 없이 새벽4:30에 나와서 알게되었다, 여행 내내 늦잠 선보이느라 몰랐네...


 

*호텔 내 레스토랑. 어디서나 존재감 확실히 들어내는 포스퀘어 놀이중 :)


3. D-1 도착하자마자 향한 오로라빌리지.


오로라빌리지에서 제공하는 "캐나다구스" 방한복을 입다가 지쳤다 ㅋㅋ 스키복 입고, 스키부츠 신고, 스키장비 들고 다녀본 나로서는 충격적으로 힘든 일은 아니었는데, 함께 간 엄마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ㅋ


첫 날 하늘은 맑았고, 별들도 총총, 오로라도 휘황찬란. 

아쉽게도 처음 시도해보는 사진이라, 흔들리기도 많이 흔들리고, 건진 사진이 별로 없다.


 

*오로라빌리지 다이닝룸에서는22:00 이후 따뜻한 스프와 빵을 제공한다.


 

*노출시간이 길어서 숨참고 수초간 서있어봐도 흔들리는것, 빛이 부족한 탓이었다...

 

 

 


4. D-2


오로라 빌리지에서는 낮에 할 수 있는 액티비티를 제공한다.


나는 개썰매타기, 스노우슈잉 2가지를 선택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다이닝룸에서 할머니들이 꼼지락꼼지락 거리시던게 아마도 dream catcher 만드시는 모습이었다보다.ㅋ


개썰매타는 것은 생각보다 느렸고, 주의산만하고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썰매개들이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지만(코너돌다 영역표시한답시고 한쪽 뒷다리 찍 들어올리는 개도 있고, 뭐를 봤는지 몇 마리가 오른쪽으로 고개돌리고 점차 속도가 줄어들어서 뒤에서 운전하는 분이 소리질렀음ㅋ),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동화속 나라에 들어온 듯도 했고,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나니아연대기 영화 초반처럼, 무언가 툭 튀어나와 말을 걸어줄 것 같은 그런 배경..)


스노우모빌을 선택하실거라면 스키고글을 준비해 가는게 좋을 것 같다. 몇몇 여행객들이 챙겨왔길래, "어머 개썰매 엄청 빠른가봐"했더니 아니었음ㅋㅋㅋ


스노우슈잉. 오로라빌리지 관계자 말로는 70대 이상 노인들도 할 수 있고, 체력소모가 크지 않는 액티비티였지만, 실제로는 조금 힘들었다. 스노우슈 자체가 앞뒤로 길어 초반에 익숙하지 않아 걸려넘어질 뻔 하기도 하고, 오르막에서 미끄러워 잘 못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안내하는 친구가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도끼로 나뭇가지 치면서 새로운 길 트며 다녔고, 나는 어드벤츄러스 하고 탐험가가 된 느낌이라 너무 좋았는데, 뒤따라오는 노인엄마는 멘탈붕괴된게 눈에 보일정도였다 ;ㅁ; 한 시간 정도 되는 산책이고, 걷는 도중 나무 설명도 해주고, 어느 짐승의 발자국인지도 설명해주니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다.

 

 

*개썰매 풍경. 정말 아름답다!!


 

*스노우슈잉. 영하30도, 체감 영하50도라던 곳. 눈썹도, 머리카락도 얼고, 심지어 숨 쉴때는 콧털이 얼더라.


5. D-3 시내관광


버스타고 이곳저곳 다녔다. 행정업무 하는 곳 (관심없었음 ;ㅁ;)도 들르고, 어떤 박물관도 들르고 (역시 관심없었음 ;오;) 아이스로드 방문. 아이스로드(ice road)는 호수에 난 길인데, 얼음이 1m 이상 얼어야만 차들이 지나다닐 수 있다고 한다. 한 호수에 여러 개의 아이스로드를 열게 되는데, 그 중 한 곳에 차를 세우고 둘러보는 시간도 있었다.


 

*차들이 막 다닌다 씽씽


올드타운에서 내려, 여행팀을 보내고 엄마와 따로 남아 관광을 했다. 올드타운은 호텔이 있는 다운타운에서 택시로 15분정도 거리에 있는 곳으로 기념품점, 모피파는 가게(정말 볼 것 없다. 주인아주머니는 친절했지만), 잡화점(캐나다구스를 판다. 택시 아저씨에게 물어봐서 Mark's warehouse란 곳 두 군데에서 판다고 해서 가보았는데, 올드타운이 제품이 더 많더라)을 둘러본 후 Bullock's Bistro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나는 버팔로 스테이크, 엄마는 여러가지 생선으로 만든 fish & chips.


 

*버팔로스테이크. 맛있었다.


 

*좀 깨끗하게 먹을 순 없겠나...;


6. D-2,3,4 밤, 오로라


이날부터는 달도 점점 차오르고, 하늘에 높게 떠있는데다 구름도 많아 정작 오로라를 본 시간은 몇 분이 채 안된다.


기프트샵 앞에서 "젖은 수건 20초 돌리면 돌리던 모양 그대로 수건이 얼어요" 따위의 이벤트를 벌였는데, 순간 오로라의 등장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싹 사라지더라 ㅋ


어느정도 시행착오를 거쳐, 사람을 찍을 때 흔들리는 것을 보완할 대안을 생각해냈고, 오로라빌리지 에 예약하면 딸려오는 작은 손전등으로 얼굴과 상체를 4초 정도 비춰주니 훨씬 흔들림이 적고 또렷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4초다, 10초씩 빛욕심을 부리다간 흉한 사진을 보게 될것이다.


 

 

*카메라 수동 설정하고 초점 맞출 때는 밖에 나가서 멀리 있는 물체를 보고 해야한다. 사진은 초점 맞추기의 안좋은 예. 추워서 안에서 어떻게 해보려다가 밖에서 다시 초점 맞췄다.


 

 


 

*셀카 찍을 땐 릴리즈가 필수. 셔터 누르고 달려가 얼굴에만 빛을 쏘이면 "소멸중인 자아"를 보게된다.


7. D-4 낮, 자유시간


느즈막히 일어나 다운타운 전체를 거의 다 훑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갤러리에 들러 그 지역 작가들의 작품들도 감상하고, 쇼핑센터 안도 들러보고 (살 건 없다. 정말 없다), 시내 맨 끝에 간신히 찾아낸 JavaRoma라는 카페에서 꽁꽁 언 몸 녹이고 조금 졸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짧았던 여행을 뒤로 하고, 일상으로 돌아왔고, 또다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매년 가볼수는 없겠지만, 언젠가 한 번은 꼭 다시 가고 싶다, 옐로나이프가 아니더라도, 오로라 그 신비감을 목도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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