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 날은 파리에 유학 중인 언니가 아침부터 바쁜 행사가 있어 먼저 집을 나선 상태였고, 우리는 느즈막히 일어나 집 정리를 하고 RER A를 타고 RER A Auber역에서 내려 오페라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쁘렝땅 백화점엘 찾아 들어가 보았다. 전 날 라파예트를 구경한 것도 있었고, 시간이 일러서인지 사람들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라파예트 처럼 화려한(?) 분위기가 없어 (+ 내가 사려던 물건이 없어) 시큰둥하니 구경하다 라파예트로 들어갔다.

순간 당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다 발견한 마카롱 집 Laudree가 있길래 들어갔다. 강남 신세계 페이야드나 6층에 있는 베키아앤누보 같은 느낌을 풍기는 집. 안에는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주는 고객들이 식사하고 있었고, 역시나(?) 파리지앵 답게(?) 혼자 도도히(?) 드시는 분도 꽤 있었다. 평소 식사 예산보다 비쌌기에 (평소에는 집밥, 또는 길거리 카페 크레페나 샐러드 등 둘이 합쳐서 15유로가 안되는 그런 곳들을 주로 다닌다) 샐러드 하나에 커피 두 잔 시켜서 나누어 먹었다.

정작 본식 사진은 먹느라 못찍음. 빵이 식전에 나왔는데 얘네 바게뜨는 너무 딱딱해. 안에는 부드러운데 밖이 너무 단단해. 턱 근육이 씹다 지치는 그런 느낌?;;;


라파예트..... 택스리펀 때문에 엄청난 시간을 버린 바로 그 곳. 이후 일정이 꼬여버려 뭘 봤는지, 어디를 갔는지 조차 기억에 남지 않게 만든 곳. 때마침 지인 언니와의 약속 장소가 라파예트라 들어가서 구경하는데, 전 날 여권이 없어 못 샀던 물건을 다시 사고 싶어 결국 사고 말았다. 이번에는 엄마 여권으로, 엄마가 사는 것으로 하고 택스리펀 창구에 가셨는데, 밖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 슬쩍 가서 보니까 역시나 말이 많이 오가고 있더라. 현금으로 택스리펀을 받겠다고 하는데, 계속 직원이 공항에서 받으라고 유도하는 상황. 역시나 답답하게도 불어로 대화가 오가고 통역 받는 입장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지인이라, 내 의견을 뙇! 표현하기에 앞서 5초 정도 쉼호흡을 하다보면 결국 그냥 넘어가게 된다. 본인이 있는데 굳이 영어를 쓰냐시니..... 맞는 말인 것도 같고.....). 그 싹퉁직원은 3주 뒤에 신용카드로 돈이 빠져나갈 수 있다. 현금을 받고 싶으면 다음에 다시 와라. 공항에 감시직원이 셋이 서 있다 (도대체 뭔 소린지...) 겁도 주고. 

결국 파리 지인이 급 수습하고 나와 맥도날드에서 여차저차 이해안되는 상황들을 번역한 그대로 얘기해 주는데 가관. 지인 분은 택스리펀도 안해보셨고, 쇼핑을 자주 안하는 분이라 택스리펀 제도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아무래도 재불한인 입장이다 보니, 프랑스인들이 보는 한국 (또는 라파예트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해가 간다. 싸가직원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말아달라고 하고 나오는데, 결국은 내 성질이 폭발. 맥도날드에서 여차저차 따지고 보니 지인분도 당황을 하신 모양이다. 내가 한 번도 토를 달거나, 불만을 표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게다가 한 번도 나의 aggressive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에 더 놀라셨을 수도.) 급히 한인 직원을 찾아가 주셨다. 사정을 들어보니, 당시 cash refund하는 무언가가 작동을 제대로 안하고 있어, 대부분의 고객들을 공항에 가서 받게끔 하거나, 다음날 찾아오도록 유도를 한 모양이더라. 

그렇다면 '나의 상식'상 여차저차 하여 현금리펀이 지금 어려우니 양해부탁드린다. 공고문을 붙여놓으면 그만 아닌가? 어째서 하나하나 고객 트집을 잡아서 안해주려고 하는지... 이건 재불한인의 지위가 천하디천하게 낮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프랑스인에게 쩔쩔 매고, 파리목숨이니 어쩌니 해가면서 한국여행객의 불편에 대해서 '원래 그래요'로 일관하다니... 옆에 일본은 따로 택스리펀 부스까지 마련돼 있더만...

결국 인터넷 검색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으로 일단락을 지었고, 이후에도 라파예트에 갈 일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놀러온 또다른 지인이 만나자고 하여... 결국 나 영어통역 시키려고 부른 것 같았지만 ㅋㅋ 흥!) 이 때도 직원들의 똥매너에 지인도 화나서 쇼핑하지 않고 다음 행선지로 가버리고 말았더랬다. 안시에서도 라파예트를 갔었는데, 정말 친절! 이건 오페라 근처 라파예트만의 똥매너일 뿐이라는 결론.


어찌됐건, 흥분을 가라앉히고, 언성 높이는 일 없이, 시간만 버리고 사건은 일단락 지어졌고, 옥상에 있는 야외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는 것으로 기분을 달랬다. 라파예트 건물 내에서는 분노게이지 폭발시키고 나왔는데, 이 곳의 경치는 정말 훌륭했다. 오페라 가르니에도 보이고, 에펠탑도 보이고, 몽마르트의 사크레 쾨르 성당까지. 멋진 경관이었다.



그러하다..... 라파예트에서 기분을 망치고, 시간을 버리고, 예정에 있던 일정을 그럼에도 소화시키겠다고 급히급히 달려갔다. M1 Concorde에서 내려 오벨리스크를 눈으로슼 보고, 튈르리 정원으로 향함. 지인과는 아쉽게도 불편하게 헤어졌다, 생계형 현지인이라 일을 하러 가야겠기에... 너무 죄송했다, 예정에도 없던 쇼핑에, 택스리펀을 문제삼아 분노를 표현하는 모습을 보게 해드려서.


그렇게 불편한 마음을 이끌로 들어간 곳은 바로 튈르리 정원. 느긋하게 걷다고, 분수가 나오면 초록의자에 앉아 기대있다가 하면서 마음을 풀었다. (풀리지는 않았다만;;). #아_졸려






이거슨 나폴레옹이 작다고 쿠사리 준 카루젤 개선문. 내가 봐도, 세계를 제패한 사람인데, 저 사이즈는 정말 작다 싶었다. (잠이 쏟아지는 중. 막 조는 중 ㅠ오ㅠ)


 


그저 아쉬움이 남았던 노인엄마가 원하셔서, 루브르 박물관을 바라보면서 피라미드 일대에서 남깐 찍고, 곧바로 M7 Palais Royal Musee du Louvre 역에서 Opera 역까지 감. 지하철 역을 나서자마자 또 다시 당떨어짐 증세를 둘 다 보여, 오페라 가르니에를 바라보는 장소에서 Cafe de la Paix란 카페에 들어가 dinner가 아닌! snack으로 골라 먹는 곳에 앉았다. 맛은? 쏘쏘 So-So..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 졸림.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