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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31015 모나코 에즈

Grumpy_Manja 2013. 12. 10. 00:10

전 날 너무 즐겁고 유익한 여행이었던 나머지, 뒤풀이(?)를 거나하게 하는 바람에 또다시 늦잠크리. 그러나 갈 길이 멀기에 아주 늦지는 않게 출발했다. 그러나 운이 나빴는지, 준비가 덜 되었던건지, 시간대가 안 맞아 결국 고생만 하고, 기억에는 안 남고... 그런 하루였던 것 같다.


우선 첫 목적지는 모나코였다. 후회가 되는 것은, 엄마가 미술을 좋아하시니까, 갤러리도 좀 있고, 아기자기한 구경거리가 있을 법한 에즈를 먼저 들렀어야 했다는 것, 모나코 따위 안가면 그만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일단 니스에 도착한 첫 날 인포센터에 들러, 모나코/에즈 행 버스는 어디에서 타는지 지도에 표시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마세나광장 근처/맥도날드 건물 근처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112번 버스에 탑승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오른쪽 좌석에 타는 것이 경치 보기에 좋다고 하여 그렇게 했다. 일본인지 중국인지 알 수 없지만 어떤 모녀와도 며칠간 계속 동선이 겹쳤었는데, 이들은 에즈에서 내렸다.. 나도 그랬어야 했지만, 모나코에 들렀다 에즈를 오는 계획이었으니... 모나코로 향하는 길. 엄마는 경치가 어떻든 주무셨고, 나는 그냥저냥 볼만한 경치 (그러나 벌써 며칠 째 보고 있었던ㅋ) 감상도 하며 졸기도 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노인엄마와 여행을 하기에 계획을 짜면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이 "많이 걷지 않기"였는데, 모나코는 일단... 오르막 내리막이 너무 많았다. 계단도 많았고. 일단 시작부터 짜증이 났지. 덩그러니 모나코라고 내리라고 해서 내렸건만, 어딘지 잘 모르겠는거다. 고속터미널 등의 건물이 아닌 그냥 버스정류장이다 보니, 초행길을 여행하는 입장에서, 노인엄마를 걷지 않게 해야한다는 강박증 때문에, 일단 스트레스를 받고 시작. 구글맵으로 인포센터를 찾아가서, 지도를 받고, 오후에 에즈행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물어봤다. 인포센터에서 처음 알려준 곳이 잘못된 정보였기에 (-_-;;;) 버스를 제시간에 탈 수 없었기에, 이후 에즈 일정이 꼬인 탓도 있어서인지, 모나코는 평생 그리 좋은 이미지로 남을 것 같지는 않다.


오전에 도착한 모나코는, 비수기여서인지 한산했다. 1인에 10유로를 주면 카지노를 구경할 수 있었는데, 오후에 카지노가 열리면 기다릴 필요 없이 다시 들어올 수 있다고 하여 그렇게 했다. 한산한 카지노 내부. 이 날 나는 버스를 놓쳐 남는 시간에 5유로로 20유로를 벌어들였다!하하하

점심으로 생각했던 두 곳 중 한 곳은 '카페 드 파리'라는 곳으로 카지노 드 몬테카를로 앞에 바로 위치해 있는 것이었다. 하... 대공궁전을 포기하고라도 이 카페에서 식사를 했었으면 훨씬 즐겁고 힘들지 않은 여행이 될 수 있었을텐데...




카지노 구경을 마치고, 매일 오전 11:55에 있다는 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 대공 궁전으로 향했다. 어느 정도 버스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역시나 "걷는" 구간이 길어 불편했다. #노인엄마

시간이 다가올 수록 사람도 많아졌고, 이것저것 지도 보고 어쩌고 하다가 앞자리에서 조금 밀려났지만 뭐, 어찌됐든. 비슷한 교대식은 십여년 전 유럽 여행 당시 영국에서 본 것이었는데, 그 때는 막 허접하다 느끼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모나코의 위병 교대식은 그리 대단할 것은 없었다. 위병들 자체도 군기(?)가 빠져(?)가지고 절도 있는 동작이라곤 눈씻고 찾아볼 수 없었고, 매너리즘에 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결국, 무릎아픈 노인 엄마 모시고 와서 볼 정도의 구경거리는 아니었다...정도?

그렇게 별 것도 아닌 것을 멀리까지 와서 보고, 다시 두번째로 계획했던 '브라스리 드 모나코'라는 곳을 걸어걸어 내려갔다. 맥주까지 한 잔 뙇! 시켜놓고 샌드위치를 시켜 먹고. 그렇게 살짝 취기가 오른 나는 계획했던 1인당 대충 6유로 정도면 탈 수 있는 프티 트랭 타는 곳이 또다시 계단 길을 올라올라 가야 있는 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급히 다른 오디오가이드 투어를 무려 1인당 20유로(잘 기억 안남. 3만원 돈이었던 것으로 기억)주고 (단지 걷지 않기 위해 #노인엄마) 탔지 뭔가. 그렇게, 영국식 발음의 영어 오디오를 들으며, 2층 버스에서 바람 솔솔 맞으며 가다보니 잠듬. 적당히 내려야 할 곳에서 내려, 에즈 가는 버스 정류장을 가니 버스 정류장 없음. 다시 인포센터 가니 다시 정정해서 알려줌. 허름하고, 절대 에즈까지 갈 것 같지 않은 (심지어 에즈행 표식도 없었음), 그래서 몇 번이나 모나코 시민에게 묻고 또 확인하여 느즈막히 버스를 탔다. 그렇게 에즈에 도착하니 비가 오고 있었고, 대부분의 상점들은 문을 닫는 시간이었다.....






오후 다섯시가 넘어서야 에즈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고, 인포센터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은 상태. 거기에 비까지 주륵주륵 내리는 상황. 그럼에도 방문한 여행객들이 더러 있어서 은근히 그 무리에 끼어 무섭지는 않게 한적한 마을을 둘러보았다. 에즈 정원(엑조틱가든)이 목적이었으나, 올라가보니 이미 클로즈드. 하아... 그렇게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deserted한 마을을 둘러보다, 어떤 호텔에도 정원이 있길래 모르는 척 들어가서 구경하다 나왔다. 마지막 버스를 기다리면서 근처 슈퍼에서 장을 봤고, 조금 더 빨리 온 82번 버스를 잡아타고 니스로 돌아왔다.

교통편이 좋은 것이 아니어서 (버스가 띄엄띄엄 있고, 그 버스를 놓친다면 근처 가게의 도움을 받아 택시를 구해봤을 테지만) 어두워진 한적한 마을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대단한 두려움이었다. 어찌됐든, 모나코를 여행지로 선택한 것은 (노인엄마와 함께이기에) 에러였고, 그것으로 인해 에즈 빌리지 또한 충분히 즐기지 못했던 안타까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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