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 대하여> 복효근
오래 전에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 썩어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괸다. 오래 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전미정 (예담, 2009년) 상세보기 책 속에서 살아오면서 나를 넘어지게 했던 상처들이 이제는 스스로를 일으키고, 넘어진 이웃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게 하는 힘이 되어 주었다. 꼴찌이기에 겪어야 했던 상처를 내 것이 아니라고 치부한다면 상처는 썩어서..
독서
2010. 4. 6.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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